시간이 깨우쳐 준 것들
13/06/2014
하루를 마감하고 자리에 누워 있다 자세를 돌리려는 순간 정신이 번쩍 날 때가 있다. 그리곤 “아, 허리가 아프지 않아 돌아 누울 수 있는 게 너무 다행” 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미친듯 밀려오는 행복감에 전율하게 된다.
소싯적부터 발목 한 번 삔 적이 없는 까닭에 근 골격계 질환에 대해선 심각하게 생각한 적 없이 그저 불편하겠거니 치부하였는데, 드디어 내 몸도 세월에 점점 삭아가 삐걱이기 시작하니 시간의 흐름이 주는 고통이 무엇인지 글자 그대로 몸으로 느끼고 있다.
정신없이 신난 여름 오후 문득 저녁 어스름이 이미 사방에 깔린 걸 알고 소스라치게 놀라듯 지금까지 너무나 당연하게 움직여 주던 내 몸이었는데 갑자기 여의치 않으니 내가 대체 무얼 그렇게 잘못했나 는 억울함이 앞선다.
사람의 일에 영원과 무한이 존재할 수 없음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깊숙히 숨겨진 무의식 중에는 나는 그럴 리 없다 는 맹신이 숨어 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