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ogging


아사코와 나

02/08/2025
2012년에 첫 책을 내고 7년 후인 2019년에 두 번째 출판을 했다. 7년 주기설에 따르면 - 근거는 당연히 없다 - 2026년인 내년에 뭔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그럴 생각이 들진 않는데 이렇게 마음이 동하지 않는 것은 두 번째 책에 달린
어디서 본 듯한 내용
독창성 없음
이란 평을 본 순간 내심 무언가를 쓰려던 열정이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첫번 째 책은 나름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분야에 대한 것이었고 실제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해당 주제에 대해 그만큼 심도있게 파해친 책은 없었다고 자부한다. 따라서 내심 자람스럽게 생각도 하고 그래서 거의 모든 리뷰들이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던, 심도깊음 등의 칭찬 일색이라 생각만 해도 뿌듯한 경험이었다.
두 번째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첫 책이 다루는 내용이 지나치게 전문적이라 주위 사람의 평을 듣기 어려웠다는 점도 있었다. 금의환향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초 패왕이 기껏 얻은 한중을 버리고 고향으로 간 이유가 바로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업적을 알려주고 싶어서가 아니었는가?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할 지라도 막상 내 친구, 친척 일가에게 내용에 대한 평 한 줄 듣기 힘든 내용이면 대체 무슨 소득이 있나 싶었다. 물론 독자의 대상 층이 너무 얇아서 판매 부수가 한정적이다 라는 나름의 분석도 있었다.
그래서 두 번째 책은 조금 더 말랑한, 내가 알고 있는 온갖 결과는 이상하고 비 합리적이지만 그 밑에 합리적인 설명이 숨어있는 다양한 상황을 정리해서 일반적인 대중의 입맛에 맞추려 했다. 그랬더니 얻은 리뷰가 앞서 소개했던
어디서 본
독창성 (x)
이고 보니 내심 '독창성 있는 주제에 대해 썼더니 팔리지도 않는데!' 라는 울분이 차오르다가도 금세 정신을 가다듬고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는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다" 라고 되뇌이게 된다.
교과서에 실렸던 피천득 선생의 수필에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다." 란 대목이 있다.
나는 언젠가 세 번째 책을 쓰게 될까?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후회하게 될까?
지금으로서는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우주의 크기가 무한한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인간의 어리석음
이란 말과
결혼해라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지 마라 더 후회할 것이다.
라는 말도 있으니 작금의 이 결심이 언제까지 갈 지는 나도 예측하기 어렵다.